중국 최대 검색·인공지능 기업 바이두가 국내 모빌리티 기업 HIM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두는 합작사를 통해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를 한국에 도입하고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 시장까지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합작법인 설립과 국내 서비스 일정은 아직 확정 단계가 아니다. 실제 로보택시 운행을 위해서는 임시운행허가와 시범운행지구 지정, 안전성 검증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바이두의 진출은 국내 자율주행 산업에 기술 경쟁을 촉진할 수 있지만 데이터 보안과 모빌리티 주권 문제도 함께 불러올 전망이다.

바이두, 한국 로보택시 시장 본격 진출하나
중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바이두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한국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두는 국내 모빌리티 기업인 HIM과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HIM은 국내 1세대 자율주행 전문기업 언맨드솔루션과 자동차 부품기업 효림정공의 자회사 바이오트코리아가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기술과 실제 서비스 운영 경험을 제공하고, HIM은 국내 차량·부품 공급망과 현지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지분 구조와 법인 설립 시기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한국에서 로보택시 영업을 시작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내 사업을 위한 협력 구조를 만드는 준비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바이두의 핵심 무기는 ‘아폴로 고’
바이두가 한국에 도입하려는 서비스는 무인 자율주행 호출 플랫폼 ‘아폴로 고’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자율주행차가 승객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방식이다. 바이두는 중국 우한과 베이징, 충칭 등에서 아폴로 고를 운영하며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바이두 발표에 따르면 아폴로 고는 2026년 2월까지 전 세계 누적 탑승 2,000만 건을 넘어섰다. 2025년 4분기에는 완전 무인 탑승이 340만 건에 달했다. 다만 기업이 발표한 수치는 집계 기준과 운행 조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바이두는 중국을 넘어 중동과 유럽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현지 대중교통 사업자와 함께 자율주행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 들어온 차량 3대…임시운행허가 준비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는 자율주행 차량 3대를 국내에 들여와 임시운행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운행허가를 받더라도 곧바로 일반 승객을 태우고 유료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려면 차량 안전성을 검증받아야 하고, 운행 지역과 조건에 따라 추가 행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위해서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지정, 여객운송 관련 특례 적용, 지방자치단체 협의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바이두가 국내에 차량을 반입했다는 사실은 진출 의지가 구체화됐다는 신호지만, 실제 상용 서비스 시기는 정부 허가와 안전성 검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먼저 공략할 가능성
바이두와 합작사가 비수도권을 우선 공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기업은 높은 구축 비용과 제한적인 수요 때문에 비수도권 로보택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반면 대규모 자본과 운행 경험을 보유한 바이두는 교통이 불편한 산업단지, 관광지, 혁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도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 로보택시를 보조 교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도로 환경과 운전 문화에 대한 적응 데이터를 확보한 뒤 수도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바이두가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플랫폼 기업과 추가 협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휴가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므로 확정된 사실과 전망은 구분해야 한다.
국내 산업에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바이두의 진출은 국내 자율주행 업계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현지 기업은 바이두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대규모 운행 경험을 활용해 기술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차량 제작과 정비, 관제센터 운영, 정밀지도, 통신 인프라 등 관련 산업의 새로운 수요도 기대된다.
반면 국내 기업이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채 외국 플랫폼에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해외 기업이 먼저 운행 데이터를 축적하면 국내 시장의 기술 주도권과 플랫폼 경쟁력까지 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위치와 이동 경로, 주변 도로 영상 등 방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는 국가 안보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인 만큼 데이터 국외 이전, 지도 정보 관리, 사이버 보안에 관한 더욱 엄격한 검증이 요구될 수 있다.
안전성과 운수업계 갈등도 넘어야 할 산
로보택시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안전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차량 소유자와 자율주행 기술기업, 서비스 운영사 가운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통신 장애나 서버 오류가 여러 차량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택시업계와의 갈등도 예상된다. 무인택시가 빠르게 확대되면 기존 택시기사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기존 택시를 전면 대체하기보다 심야 시간대나 교통 취약지역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
바이두의 합작법인 추진은 한국 로보택시 시장이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경쟁 무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자율주행 산업에는 기술 협력과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핵심 기술 의존과 데이터 보안 문제라는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현재 합작법인 설립과 로보택시 운행은 모두 추진·준비 단계다. 향후 임시운행허가 여부와 시범운행 지역, 국내 플랫폼과의 제휴, 정부의 데이터 관리 기준이 실제 진출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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